일본 도쿄의 롯폰기힐과 같은 복합단지가 부동산 개발 업체(디벨로퍼:시행사)들의 블루오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단지 안에 주상복합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을 모아 입주민들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전략 모델이다. 복합단지 개발은 신영,도시와사람 등 디벨로퍼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과 민간 기업들의 민·관 합동 프로젝트도 쏟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고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복합단지 개발이 향후 부동산 개발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복합단지 지방 곳곳에서 대형 공장 부지를 고도의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복합단지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거시설 분양도 순조롭다. 시행사인 도시와사람은 경남 창원에서 주거와 상업,업무,문화레저 시설이 복합된 연면적 12만8000평 규모의 복합단지 '더 시티7'을 개발하고 있다. 창원 컨벤션센터(1만2000여평)의 연계시설인 점이 특징이다. 더 시티7은 지난 6월 주거시설인 오피스텔을 분양한 결과 5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일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4년간에 걸쳐 개발되며 300실 규모의 특급호텔(15층)과 트레이드센터(25층),복합 쇼핑문화 공간(4~6층),66~103평형 오피스텔(32~43층) 등이 들어선다. 단지 내에 300m 수로와 광장 및 녹지공간,산책로 등도 조성된다. 신영이 인수한 충북 청주의 대농 청주공장 부지도 미래혁신 복합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신영은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13만8000여평의 대농공장 부지 중 절반인 6만9000평을 공공용지로 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는 상업·문화·주거 복합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신영은 최근 현대백화점과 부지 내 상업시설 조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백화점은 총 8000여평 부지에 오는 2007년까지 2000억원을 들여 연건평 3만7000평(백화점 2만3000평,쇼핑몰 1만4000평) 규모의 상업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경남 마산에서는 도심 한복판에 수년째 방치돼 온 한일합섬 마산공장 부지 8만9500평이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태영과 한림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한일합섬 부지 개발 사업을 따낸 뒤 이 부지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복합단지로 개발키로 했다. 한림건설 관계자는 "주거시설 쇼핑시설 호텔 등 다양한 형태의 복합단지로 개발할 방침이지만,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민·관 합동형 복합단지 개발도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공기업들이 민간 기업들과 손잡고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방식도 유행이다. 토공이나 주공 입장에서는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분양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민간 기업들은 공기업이 개발주체를 맡을 경우 인·허가 등이 쉬운 데다 역시 개발 위험이 줄어드는 점을 선호하고 있다. 토공은 최근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 내 상업용지에 첫 민·관 합동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인 '이마트 죽전점'을 완공했다. 토공이 부지를,민간이 자금을 각각 출자해 민·관 합동형 프로젝트 회사(그린시티)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을 개발하는 제3섹터형 사업 추진 방식을 채택했다. 토공은 전체 1만4900평 규모의 상업용지 내에 이마트를 비롯해 백화점 주차빌딩 오피스텔 등 복합단지를 지을 방침이다. 토공은 이와 함께 화성 동탄신도시 내에서도 복합단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총 2만9000여평 규모의 중심 상업용지에 주상복합 백화점 할인점 호텔 방송국 오피스 쇼핑몰 등이 모두 들어서는 '메타폴리스'를 만들겠다는 것.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참여하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오는 2010년 12월 모든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에서는 복합단지 '스마트시티'를 토공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총 5만1500여평 규모로 주상복합 호텔 오피스텔 영화관 방송국 아울렛몰 등이 들어선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개장한다. 주공도 아산신도시 내 복합단지(1만7600여평)에 오는 2010년까지 SK컨소시엄과 공동으로 60여층 규모의 대형 판매시설,주상복합,주민문화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