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색깔이 분명치 않은 해리엇 마이어스 고문을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데 대한 보수층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 상원 공화당 의원 절반 가량이 반대 또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달로 예상되는 상원 인준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워싱턴 타임스는 10일 마이어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가질 상원 의원들 가운데 여당인 공화당 의원 55명중 절반 가량인 27명이 상원 법사위 청문회를 마치기 전까지는 마이어스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화당 상원의원 27명이 마이어스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면서 청문회가 끝날 때까진 지지표명을 유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심지어 확고한 부시 대통령 지지자인 밥 돌 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까지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 특히 돌 여사는 최근 존 로버츠의 대법원장 지명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을 때 부시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 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주었지만 마이어스 지명자에 대해서는 "다가오는 인준 청문회에서 그녀의 역량과 사법부 역할에 대한 견해를 확실히 알아보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 부시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판사경력도 전혀 없고 사생활 보호나 낙태등 주요 이슈에 대한 소신도 불분명한 마이어스가 지명된 데 대해 공개적인 회의론을 펴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법사위원인 캔자스주 샘 브라운백 의원은 지난주 마이어스가 신뢰할 만한 보수인물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같은 법사위원인 톰 코번(오클라호마) 의원도 공감을 표명했다. 브라운백 의원이나 코번 의원 들이 상원 인준 표결 과정에서 실제 민주당에 동조할 경우 부결될 수도 있으나, 대법관 인준은 법사위에서 부결되더라도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 워싱턴 타임스는 "지금 공화당은 굳이 법사위원이 아니라 해도 마이어스에 대해 회의론이 팽배해 상원 인준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매우 어두운 편"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보수층은 부시 대통령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앞둔 상황에서 수십년만에 연방 대법원을 확실하게 '우선회' 할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리고 있다며 마이어스 대신 보다 확실한 보수파 인사를 지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