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3년5개월 만에 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예금 또는 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시기 및 금리유형을 선택하는 데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콜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의 여·수신 금리도 오르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인상 잇따를 듯
시중은행들은 콜금리 인상을 계기로 예금금리를 잇따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13일,17일부터 예금금리를 올리기로 확정했다.
인상 폭은 국민은행이 최고 0.45%포인트,SC제일은행은 0.4%포인트로 콜금리 인상 폭보다 크다.
이 밖에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14일,17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기로 하는 등 은행권 전반에 예금금리 인상이 확산될 전망이다.
따라서 예금고객은 은행들의 예금금리 조정이 마무리된 뒤 꼼꼼히 비교해가며 가입하는 게 현명하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여유자금은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는 MMF에 잠시 맡겼다가 각 은행들의 금리 인상 폭을 지켜본 뒤 가입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특판예금의 경우 판매규모나 기간이 제한되므로 가급적 서둘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현재 한국씨티와 SC제일은행 등이 연리 4.5%짜리 특판예금을 판매 중이고 외환은행도 최고 연리 5%의 복합예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출은 신속하게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한은이 앞으로 콜금리를 더 인상할지,시장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무턱대고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할 게 아니라 대출기간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령 대출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다면 변동금리를 선택해야 한다.
고정금리 대출은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가 1.5%포인트가량 높은데 향후 1년 내에 금리가 1.5%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다만 5년,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을 쓸 사람이면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또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은 서두르는 게 좋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하루라도 먼저 받아야 이자를 줄일 수 있다.
고정금리 대출은 더욱 그렇다.
이와 함께 변동금리를 선택하더라도 금리변동 주기를 다소 길게 잡는 게 바람직하다.
가령 3개월 주기보다는 6개월,1년 주기로 변경되는 상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상승기에는 변동주기가 짧을수록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쓰고 있고,향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대출만기 잔여기간이 짧고 갈아타는 비용(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중도상환 수수료)이 높다면 갈아타기를 해도 실익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