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된 후 국산 배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계약 재배(밭떼기) 규모를 늘리는 등 물량 확보에 나서 배추 주산지인 전남,충남의 경우 전체 농가 중 70∼80%가 이미 (중)도매인들과 공급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10만평(약 100만 포기)의 배추밭을 확보해 지난해(8만평)보다 25%가량 물량을 늘린 것을 비롯 홈플러스는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70만 포기,롯데마트 역시 작년(12만 포기)보다 8배 이상 많은 100만 포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순부터 바이어들이 충남 서산,전남 해남 일대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밭떼기'거래에 나설 예정이다. 정승기 이마트 야채팀장은 "9만평 정도로 계획을 잡았으나 중국산 김치 파장이 예상보다 커 지난주에 1만평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매물이 거의 없어 뒤늦게 사려는 상인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희 농협 노지채소팀 차장은 "예년 같으면 100평에 30만원가량이었으나 현재는 50만∼6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일부 농가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도매상인들과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산 김치 제조업체들도 2년 만에 찾아 온 '호황' 덕분에 당초 예상보다 배추 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두산 종가집김치 관계자는 "지난 9월25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면서 "2003년을 정점으로 정체 상태에 있던 국산 김치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2월 초쯤이면 배추 가격이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수희 차장은 "예년보다 재배 면적이 20% 정도 줄긴 했지만 본격적인 출하 시점인 내달 중순 이후에는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납 성분이 고춧가루 등 양념류에서 유입됐을 것이란 판단 때문에 절임배추류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쉬워 가격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