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과 이란의 평가전은 단순한 A매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기의 '태극호'가 아드보카트 감독이라는 새 선장을 만나 처음 치르는 데뷔전인 데다 동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아시아의 축구 강국들이 겨루는 일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관전 포인트가 어느 대회 보다도 많다. 먼저 '해외파'들의 대결이다. 이 경기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안정환(FC메스) 최태욱(시미즈 S펄스) 김진규(주빌로 이와타·이상 한국),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 페레이둔 잔디(FC카이저스 라우테른) 모하람 나비드키아(Vfl보훔)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96) 라흐만 레자에이(FC메시나·이상 이란) 등 양팀에서 총 9명의 해외파가 출전한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이란 일본 외에 이만한 해외파가 있는 대표팀이 없기 때문에 이번 대결 자체가 아시아 출신 유럽파의 결전장이 될 전망이다. 두 팀의 '샛별'인 호세인 카비(20·풀라드)와 박주영(FC서울)의 맞대결도 주목된다. 이란의 라이트 윙백 카비는 번개 같은 스피드와 위협적인 공격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비가 나온다면 '천재 골잡이' 박주영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박주영이 왼쪽 윙포워드로 출격하면 상대편 오른쪽 윙백과 마주쳐야 하기 때문이다.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포항)으로서도 중요한 시험무대다. 이동국은 지난해 7월 중국 지난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 8강 이란전에서 두번째 골을 넣었고 2000년 아시안컵 8강 이란전(2-1 승)에서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올림픽대표팀 소속이던 지난 99년 2월 던힐컵에서도 이란을 맞아 추가골을 터뜨리는 등 이란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이동국으로서는 새 감독 앞에서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