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의 외국계 대주주였던 홍콩계 펀드 PAMA가 두 달 전 보유주식을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에 싼값에 넘기기로 계약한 이후 주가가 급등,결과적으로 200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PAMA는 지난 7월 말 메리츠증권 보유지분 25.33%를 메리츠화재에 매각키로 계약했다. 당시 매각 단가는 주당 4200원 선으로 알려졌다. 사모주식투자펀드(PEF)로 출발한 PAMA는 지난 2000년 3월 메리츠증권 지분을 주당 5000원에 인수하면서 과거 한진그룹과 함께 공동 최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PAMA는 5년간 줄곧 자금 회수 기회를 노렸으나 메리츠증권 주가가 계속해서 액면가인 5000원 선을 밑돌면서 이익실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올 들어 차익실현의 꿈을 포기한 채 주당 800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메리츠화재로 넘기기로 계약했던 것이다. 물론 그동안 매년 배당 등을 통해 받아간 돈을 감안하면 '본전'은 챙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 7월 말 지분매각 계약 후 메리츠증권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현재 6500원 선까지 올랐다. 5년간을 참고 기다렸으면서 두 달을 더 견디지 못해 결과적으로 30% 차익을 남기고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반대로 PAMA 지분을 가져간 메리츠화재는 지분 인수 후 주가가 급등,두 달 만에 2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