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향어·송어 유해파동 여파‥바다 횟집도 손님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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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저녁 9시 서울 마포에 위치한 300석 규모의 대형횟집 C수산.광어 우럭 등 국산 바닷고기만을 취급하는 업소지만 손님은 거의 없었다.
김영석 관리실장은 "장사 안되는 건 보면 모르냐"면서 "언론에 자꾸 '수산물' 얘기가 나와서 좋을 것 없다"며 한사코 기자를 가게 밖으로 밀쳐냈다.
중국산 장어에 이어 국산 민물고기인 송어와 향어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산물 전반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가 된 어종들은 모두 민물고기지만 바닷고기에까지 불똥이 튀어 대부분의 횟집이 장사가 안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서울 역삼동 J초밥집 오영식 대표는 "중국산 장어파동 때는 장어구이 덮밥을 메뉴에서 뺐고,'말라카이트 그린' 얘기가 나와 모둠초밥 구성에서 민물고기류를 제외시켰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뜸하다"고 전했다.
11일 수협 집계에 따르면 소비자 대상의 활어 판매는 송어 향어 파문 이후 최고 50%까지 줄어들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직판물량이 전주 대비 50% 줄어든 것을 비롯 수협 강서공판장은 30%,수협 바다마트 활어 판매량은 전주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수산물표준가격지수는 지난 7일 105.03에서 이날 101.80으로 하락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공급조절이 어려운 활어의 특성상 반입은 거의 그대로지만 '사자'세(勢)가 현저히 줄어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수 앞바다에서 돔과 광어를 키우는 정채남씨(54)는 "이번 주초부터 절반 정도의 거래처가 활어차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출하시기가 다 된 물고기들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바다양식장도 조사에 들어갔지만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양식하는 수산물은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라고 밝혔다.
차기현·안정락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