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후진타오 인맥'이 급부상하고 있다.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체제가 출범한 지 3년째를 맞으면서 그의 측근들이 중앙 및 지방정부 요직에 전진 배치되고 있다. 후진타오가 제1서기를 지냈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최연소로 공청단 제1서기를 지낸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50)는 가장 주목되는 인물이다. 현재 62세인 후진타오가 만 70세가 되는 2012년께 후의 자리를 물려받을 5세대 지도자후보군의 선두주자로 꼽혀 '리틀 후진타오'로 불린다. 그는 25명으로 구성된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금명간 발탁될 것으로 홍콩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국에서도 최고 권부로 꼽히는 상무위원(9명)은 관례상 만 70세가 되면 퇴진한다. 후진타오가 퇴진할 때쯤에는 현재 상무위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적은 리창춘(61)과 원자바오 총리(62)도 물러나게 돼 리 서기가 후의 후계자로 등극할 경우 10년은 그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명한 경제학자 리닝 교수 밑에서 공부한 박사 출신의 리 서기는 말을 아끼고 현장을 중시하는 '실사구시형' 관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옌둥 통일전선부 부장(60)도 급부상하는 여성 관료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 당서기로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현 당서기인 천량위(59)는 후 주석의 최대 경쟁세력인 '상하이방(幇)'의 핵심인사여서 경질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관련,홍콩 아주시보는 최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그의 발탁설을 전하면서 "후 총서기가 낙하산 인사로 상하이에 내려보낼 경우 격렬한 투쟁이 뒤따를 것"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올 들어 단행된 주요 인사에서도 공청단 출신들은 대거 약진했다. 지난 7월 산시성장이던 장바오순(55)이 산시성 서기로,대외연락부 부부장이던 차이우(56)가 국무원신문판공실 주임으로,우아이잉 사법부 부부장(54)이 부장으로 일제히 승진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안정을 중시하는 후 주석의 성향을 감안할 때 상하이방에 충격을 주는 급진적인 인사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천량위 상하이 당서기가 교체되더라도 '북방의 푸둥'으로 집중 육성될 톈진의 당서기로 이동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