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점수는 없지만 영어에 자신 있습니다.15년간 무역회사에 다녔거든요."(주부·39)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인 '2005 서울 잡(JOB)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대졸자와 졸업예정자는 물론 시간제 일거리를 찾기 위해 나온 주부와 30~40대 장년층 등 5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한빛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 CJ푸드빌 베니건스 등 외식업체,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등 89개 업체 및 단체가 참여해 총 109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10여개 회사는 즉석 면접을 통한 현장채용도 실시한다. 이 행사는 12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실전보다 더한 모의면접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의취업 면접에 취업예비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면접에 바로 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면접고사장처럼 꾸며진 체험관에는 구직자들이 다섯 명씩 1개조로 나뉘어 30분씩 면접을 봤다. 실시간으로 면접 장면이 중계돼 흥미를 끌었다. 김인숙 서울지방노동청 상담원은 "이날 하루에만 170여명이 모의면접을 체험했다"며 "12일에는 프레젠테이션 면접과 토론면접,기업면접관이 직접 참여하는 실전면접 등 더 강력한 체험과정이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3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가 많이 눈에 띄었다.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7년째 문구도매업을 하고 있다는 강정연씨(42)는 명퇴한 남편에게 문구점을 맡기고 직업 전환에 나선 케이스.강씨는 "아이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판매영업이나 경리파트 쪽을 원했는데 찾는 기업이 없었다"며 "기업이 여성과 주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자기소개 콘테스트 인기 이날 다양하게 마련된 부대행사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자기소개서 콘테스트.자신을 '그녀'로 호칭하며 기사체 형식으로 소개서를 작성한 안모씨(29)의 작품이 가장 많은 스티커(호응)를 받았다. 특히 안씨는 소개서 맨 마지막에 'Q&A'를 첨부해 기본적인 신상명세까지 깔끔하게 편집해 놓아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로 점수를 많이 받은 장모씨(25)는 학창시절과 성장기를 '도전과 노력으로 성장하다''나는야 파워우먼 혼자서도 잘해요' 등 소제목으로 맛깔스럽게 정리해 구직자들의 참고 메모 1순위에 올랐다. 외모보다는 인상을 중시하는 추세 때문인지 취업메이크업 강좌에도 100여명의 예비 커리어우먼이 몰렸다. 남태형 수빈아카데미 팀장은 "부드럽고 편안하며 신뢰감 가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아이라인 꼬리를 절대 올리지 말아야 하며 베이지색 톤이 무난하다"고 조언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