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찾아서] 유통 : 제일모직 빈폴 액세서리..그린체크 가방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일모직은 '빈폴'의 브랜드 가치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으로 직원 11명의 '빈폴 액세서리'를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서브(sub) 브랜드로 키워냈다.
수백명이 달라붙어 있는 웬만한 이지 캐주얼 브랜드 전체 매출과 맞먹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는 지난 1999년부터 일찌감치 패션 소품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뚜렷한 컨셉트와 과감한 투자로 맺은 결실이다.
빈폴 액세서리의 성공 이전까지만 해도 모자 가방 벨트 등의 '패션 액세서리'는 의류 매장에서 그저 들러리쯤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창학 브랜드 매니저는 "당시 패션소품은 10개를 만들면 3~4개 팔리는 것이 고작이라 '빈폴'뿐 아니라 다른 패션업체들도 소품류는 매장 구색 맞추기용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렇다 보니 디자인에 별도 투자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도 아무 업체에나 맡겨 대충대충 만드는 실정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모직은 오히려 역으로 패션 소품 분야를 통해 의류쪽 매출 신장률의 정체를 뚫을 돌파구로 인식했다.
이에 '빈폴 액세서리'를 회사 역사상 가장 작은 독립조직(4명)으로 분리하는 한편 수십억원대의 돈을 소품 디자인에 쏟아부어 맨즈,레이디스,골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브 브랜드'로의 리뉴얼도 감행한다.
업계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시기에 의류도 아닌 액세서리에 돈과 핵심 인력을 밀어넣는 것을 보며 "드디어 망하려나 보다"라며 수군거렸다.
조직이 분리된 '빈폴 액세서리'팀이 처음 시도한 것은 의류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고유의 '그린체크' 문양을 활용한 가방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빈폴 마니아층'이 폭넓게 형성되면서 이들에게서 고가의 명품 가방은 어색하고 그렇다고 스포티한 느낌의 '백 팩(뒤로 매는 가방)'은 너무 튄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니즈'에 꼭 맞춘 빈폴 가방은 대히트를 쳤다.
예전 소품 시장의 상황을 감안해 판매율 70%를 목표로 조심스럽게 출시한 가방이 매진 행진을 거듭했고 급기야는 가방이 예뻐서 이에 잘 어울리는 빈폴 의류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패션 소품이 매장의 구색을 맞추는 정도를 넘어 새로운 고객의 창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