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의 날] 남북산업 표준통합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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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산업표준 불일치는 통일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 중 하나다. 아무런 준비 없이 통일을 맞게 된다면 엄청난 규모의 통일 비용을 부담하는 게 불가피하다."
윤덕균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12일 열린 '남북 표준 심포지엄'에서 남북 산업표준 통합의 중요성을 이렇게 피력했다. 윤 교수는 "독일인들이 통일을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표준 불일치에 따른 비용이 천문학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독일의 예를 거울삼아 통일의 정치적 논의를 떠나 산업표준화 통합 방안을 한시바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폐쇄적인 북한과의 표준 교류 상황을 고려할 때 국제 표준을 기준으로 한국 표준을 조기 정착시킨 뒤 북한의 참여 및 공감대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동북아 표준 대화체를 만들어 북한과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그는 전 산업에 걸쳐 산업표준을 통일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제시했다. 일단 현재 경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의 기간산업 표준화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목했다. 기간산업 표준화는 표준 영역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작지만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나 비용 규모를 감안할 때 표준 통일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게 윤 교수의 주장이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남북 협력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 표준당국은 북한의 국가 규격인 KPS를 대외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선점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현 표준화 추세에서 산업 규격을 공개하지 않는 북한 표준당국의 자세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남한과의 협력을 통한 효과를 고려해 기술 우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에서부터 표준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표준 영역에서 성문 표준인 남한의 KS 및 북한의 KPS 등을 상호 비교하고 평가받아 세계를 향해 우리의 통일된 표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관 한국디지털대 교수는 독일 통일 이전과 이후의 표준화 활동을 자세히 비교하며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사점을 던져줬다. 박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각 부처별로 분산 또는 중복돼 추진되고 있는 표준화 활동을 통폐합하고 표준 환경과 관련된 과학기술 경제 경영 등 각종 표준 전문가들의 협력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