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소영씨(38)는 요즘 할인점에서 쇠고기를 구입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생겼다.


가족들의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 꼭 이력 조회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제품 포장에 적힌 고유식별번호(이력번호)를 조회 단말기에 입력해 품종,등급,도축 일자,검사 결과,사육지,사료 종류,의약품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한다.


그는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쇠고기 이력'이 표시된 제품만 구입하고 있다"며 "요즘같이 식품에 대한 문제가 많은 때 이런 시스템이 있어 매우 유익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산 김치,장어 등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퍼지면서 이력 조회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시스템 적용 분야도 갈수록 확대돼 농·축산물에서 중고차의 사고 이력 조회 서비스까지 종류도 각양 각색이다.


친환경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올가홀푸드의 정육코너는 이력추적 시스템을 이용하려는 고객들로 요즘 항상 북적거린다.


회사 관계자는 "대치점의 경우 하루 150~200명 정도 정육을 구입하는데 이력을 확인하는 고객이 70~80%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연내 이력시스템을 방배,반포,분당 이매점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도 양재,분당,죽전점 등 총 13개 점포에서 횡성 한우,대관령 한우,장수 한우 등 명품 한우에 '이력추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농산물도 현재 900여개 농가에서 생산된 사과 배 상추 등 26개 품목에 대해 이력 추적이 가능하다.


하나로클럽 양재,창동,은평점 등 총 7개 점포에서 조회용 컴퓨터를 설치해 놓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 시스템을 자주 이용한다는 신재선씨(53)는 "요즘에는 농산물도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그래도 이건 믿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력 추적이 인기를 얻자 차량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는 사고,소유자 변경,영업용·렌터카 용도로의 사용 여부 등 차량에 대한 모든 이력을 검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매달 평균 이용 건수는 7000여건,방문자 수는 5만~6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카히스토리를 이용한 안영임씨(22)는 사용 후기를 통해 "최근 중고차를 구입했다가 폐차 수준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어찌할 바를 몰랐었는데 카히스토리를 통해 1000만원 상당의 사고 기록을 확인,이를 증빙 서류로 제출해 환불받았다"며 기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력 추적 시스템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라며 "상품 구매에 투명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더 많은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