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향후 금리정책 방향에 모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향후 6∼8개월 안에 한은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대체로 내년 1분기 중 또는 늦어도 상반기 중에 한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분기가 분수령 금리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한은의 정책의지만 놓고 본다면 지난 11일의 콜금리 인상이 최소한 '단발'로 끝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박승 한은 총재는 기자브리핑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부양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지금 금리는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한두 차례 올려도 여전히 경기부양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금리를 내년 말까지 최소한 중립수준보다 조금 낮은 정도로까지 올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관련,모건스탠리 증권은 한국의 적정 단기금리 수준을 연 4.0∼4.5% 정도로 제시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콜금리 추가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박 총재의 발언과 미국의 금리인상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또는 상반기 중에 한은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격적 금리 인상은 어려울 듯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같이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내년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5.0%)를 밑돌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6%,4.5%로 각각 전망했다.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8·31부동산 대책 등으로 건설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우리 경제가'고용없는 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졌다"며 "설사 내년에 5% 성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성장세가 내후년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상승 탄력이 약화될 수 있고,그렇게 되면 금리인상 행진의 종착역은 현재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전에도 한은은 2000년 2월과 10월 두 차례,2002년 5월 한 차례 콜금리를 인상한 뒤 다시 인하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이 밖에 현 금통위원 중 금리인상론자로 분류되는 박승 총재와 김태동 위원의 임기가 내년 초에 종료,금통위의 금리인상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