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향후 한은의 금리정책 방향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간 금리 역전폭 확대가 한은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모건스탠리 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향후 6∼8개월 안에 한은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대체로 내년 1분기 중 또는 늦어도 상반기 중에 한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추가 금리 인상 확실시


FRB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9월20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여러차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연방기금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금리 수준 아래에 머물러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회의록 내용으로 미뤄 FRB가 오는 11월1일과 12월13일 열릴 예정인 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 금리가 오르면 연말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연 4.25%에 이르게 된다.


월가 일각에서는 현재 연 3.75%인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내년 초 4.5%까지 높아진 뒤 연말에는 최대 5.0%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


금리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한은의 정책의지만 놓고 본다면 지난 11일의 콜금리 인상이 최소한 '단발'로 끝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박승 한은 총재는 기자브리핑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 부양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지금 금리는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한두 차례 올려도 여전히 경기 부양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증권은 한국의 적정 단기금리 수준을 연 4.0∼4.5% 정도로 제시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박 총재의 발언과 미국의 금리 인상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또는 상반기 중에 한은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격적 금리인상은 어려울 듯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8·31 부동산대책 등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우리 경제가 '고용없는 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졌다"며 "설사 내년에 5% 성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성장세가 내후년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 상승 탄력이 약화될 수 있고,그렇게 되면 금리인상 행진의 종착역은 현재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현 금통위원 중 금리인상론자로 분류되는 박 총재와 김태동 위원의 임기가 내년 초에 종료,금통위의 금리 인상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