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 3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냈다. 영업이익은 5000억원에 육박,증권사들의 예상치(3400억∼350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2003년 3분기 이후 9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게 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3일 지난 3분기 해외법인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5985억원,영업이익 4949억원,순이익 5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6%,86%,123%씩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수익성의 척도인 영업이익률은 31%를 기록,업계 최고수준을 달성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D램 가격 상승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의 영향이 컸다. 3분기 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가량 늘었으며,시장평균가격(ASP)도 지난 2분기에 비해 8%가량 올랐다. 낸드플래시도 전 분기에 이어 평균가격이 18%나 하락했으나 출하량은 80%가량 급증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지난 1분기 13%였던 매출액 대비 낸드플래시 비중은 2분기 23%로 높아진 데 이어 3분기에는 30%로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2기가급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며 "올 들어 첨단 공정을 속속 도입해 생산성을 높인 것도 실적개선을 이룬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실적에 대해 증권사들은 대부분 예상치를 넘어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반도체팀장은 "이번 실적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출하량 증가와 원가 절감이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어닝 서프라이즈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주가는 개선된 실적발표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 2.59% 오른 2만3800원으로 마감됐다. 한편 오는 11월 말 예정된 채권단의 하이닉스 일부 지분(23.4%) 공동매각에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향후 하이닉스 주인찾기(잔여지분 50.3% 매각) 과정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 일부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최대 주주인 외환은행의 하이닉스 보유 지분은 13.7%에서 9.56%로 낮아진다. 또 우리은행은 9.35%에서 9.34%로,조흥은행은 7.9%에서 7.09%로 각각 떨어진다. 그러나 현재 4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보유 지분 7.2%를 그대로 유지해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태명·유병연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