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심는 투자 귀재인가,단순한 투기꾼인가."


일본 펀드업계에서 '신(神)의 손'으로 불리는 무라카미 요시아키(46).프로야구단 한신타이거즈의 모회사인 한신전기철도 주식을 40% 가까이 사들이며 단숨에 지배주주에 오른 무라카미펀드(MAC) 대표인 그의 독특한 이력과 투자관이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한신전철의 대주주 자격으로 자회사인 야구단을 도쿄증시에 상장하자는 요구를 하면서부터다.


지난달 한 투자강연회에서 무라카미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말했다.


"주식으로 재미있게,정당하게 돈을 벌자는 것입니다. 나는 단순한 주식매집인이 아니라 주주로서 일본의 기업문화를 확 바꿔보고 싶습니다."


무라카미는 아홉 살 때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상이던 아버지에게서 평생 받을 용돈 100만엔과 주식 입문서를 건네받은 아홉 살 소년 무라카미는 그날부터 신문의 경제면과 기업동향란을 읽기 시작,얼마 뒤 삿포로맥주 주식을 50만엔어치 사들였다.


오사카 출신인 그가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선 것은 통산성 관리를 그만두고 MAC펀드를 만든 1999년부터.해외 대학재단과 연금기금 등의 자금을 유치하고 연 2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


저평가 상태의 주식을 골라 집중 매입,대주주가 된 후 경영개선을 요구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고배당과 자사주 공매를 통해 되파는 방식으로 그는 종자돈 40억엔으로 시작한 펀드를 불과 6년 만에 4000억엔대로 불렸다.


일각에서는 그를 단순한 투기꾼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한신전철 주식매집에 한달여 동안 1000억엔을 투자했지만 고시엔야구장까지 포함한 이 회사의 총자산 가치는 5000억~7000억엔에 달한다.


한신전철은 그의 거침없는 요구에 그저 불쾌하다는 표정이다.


또 "공공재인 회사와 야구단을 단순히 주식으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비판론이 있는가 하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체 야구계에 신선한 문제를 던졌다" "한신의 팬을 자임하는 무라카미 대표라면 돈벌이 수단만은 아닐 것"이란 기대도 만만찮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