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시장에 40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전원주택을 찾는 수요자 대부분은 50,60대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확대 실시로 활동성이 강한 40대를 중심으로 '세컨드하우스(주말별장)'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조기 퇴직 바람까지 불면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40대가 주 수요층으로 부상 업계에 따르면 정년퇴직했거나 퇴직을 준비 중인 50,60대가 전원주택을 찾는 발길이 한풀 꺾인 반면,그 자리를 40대가 빠르게 채워나가고 있다. 요즘은 아예 조기 퇴직 후 전원생활을 즐기겠다는 30대 부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강원 평창에서 전원주택을 분양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개발의 오승섭 사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정년퇴직 후 낙향하려는 50대 후반 고객이 가장 많았는데,지금은 40대가 주류"라며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별장 개념으로 전원주택을 매입하겠다는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수요층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집을 직접 짓는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10가구 가운데 6가구가량은 전원주택 부지 매입자가 직접 신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원주택업체인 OK시골의 김경래 사장은 "젊고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40대는 스스로 집을 지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집짓는 요령이나 농촌생활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거주자도 관심 높아져 지방 광역시 거주자들도 전원주택 매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주로 서울이나 수도권 거주자들이 전원주택을 찾았지만 지금은 대구 울산 등 지방 거주자들도 경치좋은 곳을 찾아 전원주택지 물색에 나서고 있다. 이기재 강원 횡성 전원114 사장은 "도로 사정이 좋아진 때문인지 최근 들어 영남과 호남 지역 거주자들이 강원 일대 전원주택을 많이 찾고 있다"면서 "울산 창원 마산 등지에서 찾아오는 실수요자도 많고 간혹 제주에서도 전원주택을 구입하러 이곳까지 방문한다"고 말했다. 수요층이 다양화하면서 전원주택의 개념도 '고급 별장형'에서 '실용형'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급형보다는 소형·저가형 전원주택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오세윤 전원클럽 실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완전 재편됐다"면서 "요즘은 별장식 호화 주택이 아니더라도 전원생활만 즐길 수 있다면 소형 주택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