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공세가 증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장기 투자 성향의 미국계 자금도 주식 매도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거래소시장에서 757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적별 순매도 금액은 싱가포르계가 5096억원으로 가장 많고 홍콩(2406억원) 말레이시아(1771억원) 영국(174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그동안 유럽계나 조세회피지역 투자자들과 달리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던 미국계 자금도 매도세로 전환,17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계 자금이 거래소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24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계 자금은 중장기 뮤추얼 펀드가 주축으로 경기보다는 기업가치(펀더멘털)에 근거해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계 자금의 주식 매도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의 상승 속도에 대해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매도가 본격화한 지난달 22일부터 최근까지 미국계 펀드가 5%룰(대량 지분 보유 및 변동 보고제도)에 따라 공시한 26건의 지분 변동 내역 가운데 지분 축소가 19건에 달했으며 지분 확대는 7건에 그쳤다.


외국 자금 중 최대 큰손으로 꼽히는 캐피털그룹 계열의 캐피털리서치앤매니지먼트컴퍼니(CRMC)가 KT 지분을 7.12%에서 6.10%로,현대산업개발 지분을 7.23%에서 6.03%로 줄인 것을 비롯해 GMO 야누스인베스트먼트 웩스퍼드캐피털 룩소캐피털 OZ매니지먼트 등 미국 국적의 10여개 펀드가 보유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


한편 미국계 자금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달에 981억원어치를 순매수,거래소시장에서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