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시세,반등세로 돌아설까.'


'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온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연말 상승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2개월 새 10~20%가량 폭락했던 단지들의 급매물이 요즘 들어 조금씩 거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급매물 소진이 본격 반등으로 연결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낙폭 과대에 따른 부분적 거래 양상일 뿐 향후 시세 추이는 보합세나 소폭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10월 정기국회의 입법과정에서 '8·31대책'의 강도가 약해지거나 규제 완화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곧바로 반등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락세 지속 가능성 높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가는 이달 들어 일부 단지별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내년부터 재건축 입주권(조합원 지분)을 주택 수에 포함시켜 양도소득세를 과세키로 한 것은 치명적인 규제"라며 "재건축이 집값 불안의 요체라는 정부 시각이 변하기 전까지는 반등으로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도 "일부 지역 소량의 급매물 소화가 현재 하락 기조인 재건축시장을 상승 기조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현재 재건축 시세는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조정은 앞으로 더 지속되겠지만 가격 조정은 거의 바닥을 보인 것으로 느껴진다"며 "하락세가 지속된다고 해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규제 향방이 관건


전문가들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8·31대책'의 강도가 약해지거나 소형 평형 의무비율,개발이익환수제 등의 규제 완화가 거론될 경우 상황이 급반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재건축 입주권 과세 등은 국회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내용이 수정되면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도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전후해 재건축 규제가 조금씩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단기투자는 금물,이제는 길게 봐야


재건축 아파트 구입을 노리는 실수요자는 올 연말부터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관점이라면 지금부터 움직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최근 재건축 시세가 바닥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금 여건과 입지 상황에 따라 조심스럽게 투자에 나서도 괜찮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되면 이미 매수 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연말부터 매수 타이밍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전진단 통과에 문제가 없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곳,입지가 양호한 곳 등이 관심 대상으로 꼽힌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나오는 급매물도 간혹 있는데 현지 중개업소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고 매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