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ㆍ달러강세‥ 세계증시 '急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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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년간 달러 약세와 저금리를 피해 미국에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이동했던 국제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역류하는 등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금리 인상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는 지난 5개월 동안의 동반 신고가 랠리를 마감하고 이달 들어 급락세로 돌아섰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세계 주요 증시는 이달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최근 2주 동안 고점 대비 2~12% 급락했다.
5월 이후 앞만 보고 쉼없이 달려온 강세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주가 하락은 선진국보다 이머징마켓에서 더 뚜렷하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각 대륙의 대표 신흥 증시는 5~9월 중 80~90% 급등했지만 이달엔 6~12%의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2~7% 동반 하락했다.
반면 금 미국채 등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작은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은 강해지는 추세다.
국제 금값이 최근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미국과 이머징마켓 간 금리 격차가 이달 들어 급속히 확대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와,미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이머징마켓으로 돈을 집어넣었던 투자자들이 새 투자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미 달러화는 최근 한 달 동안 주요 통화에 비해 5% 정도 가치가 높아졌다.
9월 초 109엔이던 엔·달러 환율은 16개월 만의 최고치인 114엔대로 치솟았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2%에 달한다.
자금 흐름의 이상 징후는 일부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머징마켓으로의 자금 유입 중단이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자금은 최근 5개월 동안 유입 증가세를 지속하다 지난주 11억5000만달러나 유출됐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국제투자자들은 2001년 이후 저금리와 달러 약세를 피해 신흥시장으로 돈을 옮기는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을 보였지만,부정적인 신호들이 동시에 발생하자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중국 인도 등이 8~9%대의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 지속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글로벌 유동성은 1~2개월 탐색기를 거쳐 연말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창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두 달째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 이어,지난주엔 대규모로 매수 중이던 대만 인도에서도 '팔자'로 돌아섰다"며 "내달 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증시는 박스권의 혼조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