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단렌 11대 회장에 오르게 된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70)은 카메라 업체로만 인식돼왔던 캐논을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으로 끌어올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국제통(通)' 경영인이다. 주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1년 캐논에 입사한 미타라이는 1995년 본사 사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캐논USA 사장 경력 10년을 포함,미국 현지법인에서 23년 동안 일해 미국 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철강 전력 등 전통산업 기업인들을 제치고 IT(정보기술) 업계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보수성이 강한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 회장을 맡게된 데에는 이 같은 경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게이단렌 회장인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의 경영난과 관련,미국과 일본 간 무역마찰이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강한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해왔었다. 당초 차기 회장에는 조 후지오 게이단렌 부회장(도요타 부회장)이 물망에 올랐으나 오쿠다회장은 "도요타 출신이 연임하면 시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쿠다 회장은 또 미타라이 회장 내정자가 정계와의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정·관계 고위층과의 자리를 주선하는 등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타라이 신임 회장 내정자는 일본 기업의 전통인 종신고용제에 미국식 '실력주의'의 장점을 접목시킨 독자적인 '직무급 제도'를 2001년에 만들어 캐논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캐논은 2004 회계연도에 매출 3조엔을 돌파했으며,세후 이익이 3433억엔을 기록해 5년 연속 매출과 순익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의 선호도도 높아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52%를 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