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6일 노무현 대통령이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데 대해 천정배 법무장관의 동반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놓고는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나라당은 당장 17일 의원총회를 소집,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일단 19일로 의총을 연기했다. 당 안팎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내 강경론자들은 "비록 한나라당의 의석이 모자라 부결되는 한이 있더라도 해임안을 내서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 독립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건임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 대표 등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원내 의석분포상 해임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민주당의 공조가 예상되지만 민주노동당이 난색을 보여 여당 내 반란표가 없는 한 가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이를 부결시키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