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진출에서 불모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최근 '우먼파워'가 급부상하고 있다. 여성 과학자들이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쏟아내는가 하면 산업계나 관계 등으로의 진출 폭을 크게 넓히고 있는 것.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안소현 박사(35)는 신경줄기세포가 실험용 생쥐의 몸 속에서 뉴런 외에 다양한 뇌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을 밝혀내 지난 6일 네이처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안 박사의 연구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치료제의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 김명옥 교수(42)는 임신초기 여성의 음주가 태아의 뇌 신경세포 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을 지난달 뉴로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50)는 황우석 교수가 세계 최초로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해 지난 5월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산업계에도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석졸업,미국 MIT 최연소 박사 등의 기록으로 화제를 모은 윤송이 박사(30)는 지난 2003년부터 SK텔레콤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41)는 제대혈(탯줄혈액) 보관 서비스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젠바이오텍의 배은희 대표(46)는 피부이식제 개발로,테고사이언스의 전세화 대표(40)는 화상치료용 세포치료제 개발로 각각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도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47)은 여성 최초로 지난해 2월 대통령 보좌관의 자리에 올랐다.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56)은 과학기술부 산하 출연기관 최초의 여성 기관장으로 과학문화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윤진효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과학기술계가 남녀간의 장벽이 없는 대표적인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