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생명공학硏 배아줄기세포 기술 美특허…쓰다남은 냉동잔여배아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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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소장(사진)팀이 특허를 따낸 배아줄기세포 제조 기술은 불임 치료에 쓰다 남은 냉동잔여배반포기 배아를 활용해 윤리적 논란 소지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남녀 간에 정상적으로 수정된 배아를 이용한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은 모두 4가지.△신선 난자 활용 △냉동잔여 배아활용 △인간 체세포 핵을 핵이 제거된 동물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異種) 간 핵이식 △인간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동종(同種) 간 핵이식 기술 등이다.
현행 우리나라 생명윤리법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불임센터에서 생식을 목적으로 체외수정을 통해 만들어 사용한 뒤 냉동 보관돼 있다가 5년 이상 지난 냉동잔여배아에 한해 환자 동의를 받고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아를 복제하거나 신선 난자를 사용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비해 윤리 논란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생명윤리법이 허용하고 있는 냉동잔여 배아를 활용했다.
5년 이상 지나 폐기처분될 냉동잔여배반포기 배아를 해동한 뒤,특수 항인간항체(AHLA)를 사용해 줄기세포를 분리해내는 방식이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물이 없는 실정"이라며 "세계적으로 특허가 잘 나오지 않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특허출원이 국내 생명공학(BT) 분야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냉동잔여배아를 이용한 연구는 줄기세포 연구 전체의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 적지 않은 특허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앞으로 황우석 교수팀이 특허출원한 복제배아 이용 배아줄기세포 제조기술까지 특허를 취득할 경우 우리나라는 4가지 배아줄기세포 제조기술 가운데 2개의 원천기술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하지만 냉동잔여배아에서 만든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할 때 생길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또 원활한 후속 연구 활동을 위해선 막대한 연구지원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한편 건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 소장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동물복제분야 연구를 한 뒤,지난 1994년 마리아병원의 기초의학연구소장으로 부임해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확보한 배아로 줄기세포 연구를 해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