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와 관련,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 연일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강공책을 펼치자 17일 검찰도 이에 정면으로 되받아치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우리가 이번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정치가 검찰수사에 개입하고 권력과 강자의 외압에 힘없이 굴복하는 검찰을 국민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며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강정구 교수 구속 여부가 검찰총장직을 걸만한 사안이냐는 질문을 받고 김 총장은 "강 교수는 우리 시대에 가장 민감한 사안인 국가보안법상 피의자인데 국가보안법이 현실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사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도 격앙된 글들이 쏟아졌다. 이용주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아버지와도 같은 검찰총장에 대해 상당수의 검사들이 용퇴하라는 고언을 한 것인데,머지 않아 장관에 대해서도 용퇴하라는 고언을 하게 될 것"이라며 천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 수사부장은 "대장선이 왜군의 한복판으로 달려가 장렬히 전사한 것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아니고 법질서를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냉정이 필요한 시기"(윤장석 대검 연구관)라는 등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는 글들도 적지 않았으며,대검 고위간부들도 내부 단속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