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청사 전화 안내시스템이 어떻게 중소 벤처기업보다도 못할 수가 있나요."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 있는 주요 부처의 전화번호가 교체된 17일.전화를 통해 민원사항을 물어보려 했던 시민들은 하루 종일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 대표전화를 비롯 교체된 대부분의 전화가 불통되거나 변경된 전화번호로의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자부 정부청사관리소는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정부중앙청사의 국무총리실 교육부 통일부 행정자치부 등 주요 부처의 국번호를 종전의 3703에서 2100으로 변경했다. 전화번호를 변경할 때 가정집에서도 3개월가량은 바뀐 번호를 자동 안내하는 서비스를 받는다. 그러나 정부중앙청사가 보여준 이날 전화서비스 시스템은 국가 중추기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허술했다. 행자부 장관실에 이날 오전 종전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번호가 변경됐으니 확인해 달라"는 안내 목소리만 나온 뒤 바로 끊어졌다. 정부중앙청사 대표전화도 마찬가지였다. 종전 대표번호였던 3703-2114로 오전 9시22분께 전화를 걸었으나 행자부 장관실과 마찬가지로 전화번호 변경 사실만 알려주다가 20여분이 지나서야 국이 3703에서 2100으로 변경된 사실을 안내했다. 이런 문제가 지적된 오후에도 상당수의 전화는 전화를 걸면 통신음만 들리고 상대방이 받지 않는 상황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한 민원인은 "주요 정부부처가 다 모여 있는 정부청사 빌딩의 전화시스템이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 가정집보다도 못하다니 말이 되느냐"고 투덜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