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야스쿠니 신사참배] 회복되던 韓ㆍ日관계 다시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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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한·일 관계가 다시 냉각기로 접어들게 됐다. 독도조례 제정과 교과서 왜곡 파문에 이어 터진 이번 참배로 인해 지난 6월 한·일 정상회담으로 복원 조짐을 보이던 한·일 관계가 더욱 꼬이게 된 것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반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올해로 수교 40주년을 맞은 한·일 우정의 해에 모든 국민이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우리 정부는 좌절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신사참배를 강행한 것은 과거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이 집권 자민당의 총선 압승에 이어 일본 정부가 우경화로 선회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며 "동북아 협력관계를 저해하는 심각한 외교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향후 한·일 관계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시도 등과 맞물려 서로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왕 이 주일 중국대사도 "중국 전인민에 대한 도발 행위"라며 일본측에 비난을 퍼부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자카르타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참배중지를 요구하고 우이 부총리가 신사 참배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일본 방문시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출해왔다.
이번 참배는 북·일 관계 개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초 제5차 6자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이번 악재가 북한측을 자극,북·일 수교회담의 순조로운 진행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이심기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