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검찰총장 사퇴파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검찰과 야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이 이성을 잃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해명을 요구하는 등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 달래기 나선 당정=이해찬 국무총리는 17일 정부 중앙청사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찰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반영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장관에 의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 사건을 오도하고 사표를 낸 것은 공직자로서 결코 올바르지 못한 태도"라며 "합법적이고 정당한 법무장관의 지휘에 대해 검찰이 집단행동으로 국가 법질서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지도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를 열고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옹호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이번 지휘권 발동은 인신구속 시대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고치자는 것"이라며 "권위주의 시대의 검찰을 개선해 나가자는 근본취지에 당내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또 "(천 장관은) 공안은 무조건 구속해서 수사해야 한다는 관행,구속이 '장땡(최고)'이라는 생각을 바꾸자는 것으로 그것은 옳은 생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권이 검찰개혁과 국가보안법 처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검찰 개혁은 이번 일이 아니라도 원래 이 정부 들어서 꾸준히 해온 것"이라면서 "아무 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검찰의 안정이 우선이고 검찰 개혁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대여공세 본격화=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정권 차원의 문제"라며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청와대가 '검찰 개혁'을 강조한 것과 관련,"본질은 국가보안법 무력화와 검찰 길들이기"라고 규정하면서 천 장관 사퇴와 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정권이 총동원돼 대한민국의 체제에 도전하는 사람을 구하기에 나섰다"면서 "한 마디로 현 정권이 이성을 잃었다고 본다"고 맹비난했다. 박 대표는 "이 정권은 과연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려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아니면 서서히 파괴하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18일 오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노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하고 대여 구국투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김인식·양준영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