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 2003년 중순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구원투수 역할을 훌륭하게 해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푸르덴셜증권(옛 현투증권) 대주주로서의 경제적 책임 분담과 그에 따른 강제 매각 공방이 3년 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수익 악화로 직원들의 사기도 급격히 떨어졌다. 김 사장은 이 같은 난국을 돌파,회사를 다시 반석 위에 올려 놓은 CEO(최고경영자)로 꼽힌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영업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130개에 이르는 전국의 전 영업점을 직접 찾아다니며 직원들 한 명 한 명과 만나 자신감을 북돋우고 일체감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당시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셌지만 현대증권은 단 한 명의 명예퇴직도 없이 턴어라운드에 성공,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김 사장은 기업의 가치는 임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국내 금융환경이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춰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재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지론은 이 같은 사고에서 출발한다. 일부 지역 본부장을 제외한 전 임원들에게 국내 유수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케 했으며 글로벌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사내 사이버 교육시스템을 통해 임직원들의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어학연수 과정도 지원한다. 김 사장은 중국 증권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중국 현지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지난 7월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중국 부실 채권 매입 계약도 성사시켰다. 그는 "증권선물거래소와 공동으로 중국 기업을 한국 거래소에 상장시키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앞으로 한국 증시의 국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