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에 아이디어 술술~ … 오토인텍, 막걸리 회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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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전문제조업체인 오토인텍(대표 송명호)은 제품개발회의를 '가족회의'라고 부른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번 열리는 이 회사의 가족회의는 남다르다.
무엇보다 회의의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다. 송명호 대표는 회의의 주제를 정하지 않는 데 대해 "주말에 가족이 함께 모여 며칠간 자기가 겪은 특이한 일부터 흉허물없이 떠들다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도 털어놓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법적으로 주식회사지만 내부경영에서는 철저한 가족회사라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가 끝나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제품개발회의에서 자기 누이의 새 남자친구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요즘 신경영기법으로 불리는 '워크아웃회의(workout meeting·개인의견을 충분히 털어놓는 회의)'를 이미 오래 전부터 실천해온 셈이다.
6~8명이 참석하는 이 회의가 시작되면 보통 김치와 멸치에 막걸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회의시간에 막걸리를 마신다면 큰일날 일이지만 이 회사는 오히려 막걸리 마실 것을 권장한다.
개발담당인 송영환 실장은 "막걸리 한 잔에 가슴속을 내보이며 토론하다보면 전혀 뜻밖의 참신한 컨셉트가 쏟아져 나와 이를 메모해뒀다가 밤잠 안자고 개발해낸다"고 한다.
이 같은 가족회의 덕분에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3월 미국에서 전동블라인드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 인테리어제품 분야에서만 8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송 실장은 다른 회사들이 한결같이 게젤샤프트(이익사회)를 지향하지만 오토인텍은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를 지향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40년간 커튼과 블라인드만 제조해온 이 회사는 가족주의적인 제품개발과 서비스 덕분에 청와대 춘추관을 비롯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집무실과 롯데호텔 힐튼호텔 포스코빌딩 등에 오토인텍 제품을 설치했다.
이 회사는 사원 중 어느 누구라도 경조사가 생기면 전화받을 직원만 제외하고 전사원이 함께 가서 일을 돕는다. 가족주의가 훨씬 강하다는 것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