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6:07
수정2006.04.03 06:09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가 냉동 잔여 배반포기(胚盤胞期)배아를 이용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고 한다.
불임치료를 위해 사용된 후 남아서 폐기될 냉동배아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네 가지 방법 가운데 한 가지의 원천기술을 선점함으로써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복제배아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이어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또 한번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우선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특수 항인간항체(AHLA)를 사용해 냉동 잔여 배아에서 내부 세포덩어리를 안전하게 뽑아낸 후 줄기세포를 추출해 활용함으로써 줄기세포 추출 성공률을 기존 방법에 비해 최고 5배 이상 끌어올렸다고 한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정상적으로 수정된 배아를 이용함으로써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최대 현안인 생명윤리 문제로 인한 부담까지 크게 덜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난자에 다른 사람의 체세포를 이식하는 동종(同種)간 핵이식 방법을 활용한 황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추출 기술이 인간 복제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인해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성과는 더욱 값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현행 생명윤리법은 냉동배아의 경우 17개 희귀 난치병에 대한 연구를 허용하고 있는 데 비해 체세포 핵이식의 경우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희귀 난치병에 대해서만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씨병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단계에 진입할 경우 원천기술 확보에 따른 특허기술료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하니 기대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성과가 앞으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환자에게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임은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수없이 많다.
우선 냉동 잔여배아에서 만든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면역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앞선 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주도권을 계속해서 잡을 수 있도록 산ㆍ학ㆍ연 협력체제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