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TV' 위성DMB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매월 1만3000원씩 시청료를 내는 유료 가입자가 20만명을 돌파한 뒤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미래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가 성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KBS 등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재송신하는 문제는 방송사 노조의 반대로 협상조차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오는 12월 본방송을 시작한다. 지상파DMB는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에서 위성DMB에 위협이 되고 있다. ○유료 가입자 하루 2000여명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당초 연말까지 유료 가입자 6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5월 본방송을 시작해 두달 간격으로 10만명(7월22일)과 20만명(9월28일)을 돌파했지만 10월 들어 가입자수 증가세가 둔화돼 하루 2000여명에 머물고 있다. 지난 6~8월에 위성DMB폰 새 모델이 대거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런 숫자가 아니다. 발매된 위성DMB 단말기는 휴대폰 겸용 8종,차량용 4종,전용 단말기 1종 등 총 13종이다. TU미디어는 최근 금년 말 가입자 목표를 40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TU미디어가 속해 있는 SK그룹의 52개 계열사 임직원 수가 3만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룹 외 가입자는 많지 않은 편"이라며 "벌써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와 지상파 재송신 TU미디어는 1370억원인 자본금을 이달 중 2270억원으로 900억원 늘릴 계획이다. 중계기 확충에 필요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청약 마감일(20일)을 이틀 앞둔 18일까지도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한 곳은 최대주주인 SK텔레콤뿐이다. 2대주주인 일본 MBCO나 MBC SBS 등은 증자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재송신 문제는 지난 5월 방송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밝힌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위성DMB가 활성화되려면 KBS MBC SBS 프로그램을 실시간 재송신해야 한다"며 "재송신이 되기까지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외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지상파DMB의 위협 더 큰 문제는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오는 12월 본방송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방송 3사가 주도하는 지상파DMB는 무료인데다 KBS MBC SBS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방영한다. 게다가 내년 7월엔 수도권 지하철 전 구간에서 시청할 수 있어 위성DMB에 큰 위협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성DMB는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을 재송신하지 않는 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