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장관의 '검찰 지휘권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체제와 정체성' 문제라고 비판에 나서자,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냉전수구 세력'의 발상이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한나라당은 '장외투쟁 불사'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청와대 역시 타협과 대화의 여지가 없다는 초강경한 태세여서 민생법안이 산적한 정기국회 운영에도 적잖은 차질이 우려된다. 청와대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오래전 역사의 심판을 받은 유신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을 활보하는 것 아닌가 하는 당혹스러움을 느낀다"며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라는 제목아래 장문의 청와대 입장을 발표하고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반공의 이름 아래 인권유린을 서슴지 않았던 냉전독재체제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이지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지난 역사에 뿌리박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냉전수구체제가 아니다"고 반박한 뒤 "참여정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외부의 침략위협으로부터 나라를 굳건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극우적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 기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한나라당 주장대로 나라가 무너지는데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제사회의 대한민국에 대한 신용평가는 어떻게 해서 상승하고 있는가"라며 "그런 억지 선동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심각한 자해행위이자 국민모독이다. 언제까지 반시대적,반민주적,반국익적 포퓰리즘 선동을 계속할 것인가"라고 공박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을 필두로 한 수구보수세력들의 '색깔론 총궐기'는 헌정질서와 인권을 앞장서서 파괴하고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자 제1야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허원순·김인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