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국가로는 처음으로 그리스에서 조류독감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조류독감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반겔로스 바시아코스 그리스 농업장관은 17일 터키 해안 인근 에게해 키오스섬의 한 칠면조 농장에서 조류독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칠면조 9마리 중 한 마리에서 H5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바시아코스 장관은 이 칠면조가 키오스섬의 작은 개인농장에서 사육하는 20마리의 칠면조 중 한 마리로 현재 검출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치명적인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테살로니키에서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마니아와 터키에서 이미 조류독감이 확인된 가운데 이번에 그리스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H5N1로 판명될 경우 이는 EU 국가 중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리스 보건 당국의 정밀 혈청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키오스섬의 가금류와 관련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할 방침이다. 또 마케도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도 가금류가 잇따라 집단 폐사하는 등 유럽이 조류독감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지난 주말 수백 마리의 닭과 칠면조가 수도인 스코페에서 200km 떨어진 게르미얀,모길라 등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폐사한 가금류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며 수일 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일한 조류독감 치료제인 항(抗)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이 약의 제조사인 스위스 로슈가 특허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제약회사인 시플라가 타미플루의 복제약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시플라는 저가의 제네릭(특허권 제약 없이 제조할 수 있는 약품)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를 내년 초 시판할 예정이다. 로슈의 타미플루는 1회 처방에 60달러가 드는 고가지만 시플라는 오셀타미비르를 '인도주의적인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