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2의 인터넷 붐'이 일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실패한 닷컴'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인터넷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구글 컴캐스트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뉴스코프를 비롯 그동안 온라인사업과 거리를 둬왔던 전통적인 미디어 업체들조차 확대되고 있는 인터넷 광고시장 등을 의식,잇따라 닷컴 업체를 인수하는 등 인터넷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초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인터넷 광고시장의 급팽창으로 인터넷 비즈니스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이는 지난 1990년대 말 일었던 1차 인터넷 붐에 이은 2차 인터넷 붐의 도래를 알리는 전조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기업 인수붐


AOL은 지난 2000년 타임워너를 인수한 이후 엄청난 손실을 내 타임워너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AOL을 향한 IT업체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MS 구글 야후 등 인터넷업체는 물론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도 이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프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루퍼트 머독은 과거 수년간 인터넷 비즈니스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사업을 최우선 사업으로 정했다.


그는 15억달러를 투자,인터넷 커뮤니티업체인 마이스페이스닷컴과 게임 관련 사이트인 IGN엔터테인먼트를 사들였다.


그는 또 다른 인터넷 업체 인수도 고려 중이다.


또 다른 종합 미디어 업체인 비아콤도 최근 인터넷에서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이트인 네오펫츠를 인수하는 등 인터넷기업 인수가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광고시장 급성장이 배경


닷컴 업체들이 새롭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인터넷 광고시장이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미국에서만 올해 4000만명을 넘고 오는 2007년에는 5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 광고시장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96억달러에 달했다.


메릴린치는 앞으로 5년간 인터넷 광고시장이 매년 20%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광고시장 성장률의 4~5배에 달하는 것이다.


오는 2009년까지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2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AOL이 다시 러브콜을 받는 이유도 유료 가입자 수의 감소에도 불구,방문자 수의 급증으로 올 3분기 광고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45%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도 33%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를까


'제2의 닷컴 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특히 일부에서는 인터넷 광고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인터넷 광고의 경우 TV광고 등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소위 '클릭수'가 떨어지면 광고도 급속히 떨어지는 단점도 크다고 지적한다.


실시간으로 광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인터넷 광고의 장점이자 단점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영화나 뉴스 각종 TV프로그램 등에 대해 소비자와 광고주가 현재 TV에 지불하고 있는 것처럼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지 역시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FT는 "AOL 지분이 어떤 가격과 조건으로 매각 되느냐가 제2의 닷컴 붐 도래 여부를 판가름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