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들고 골프 치러 간다.' 라운드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짠돌이 골퍼' 얘기가 아니다.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레이크사이드CC의 현실이다. 이번 주말 레이크사이드CC에 가는 골퍼들은 라운드 전후나 도중에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지 모른다. 골프장 노조원을 중심으로 한 100여명의 식음료·예약·프런트 담당직원들이 '골프장이 파행운영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지난 18일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골프장대표가 윤맹철씨에서 그의 동생인 윤대일씨로 바뀐 것을 계기로 근무환경 개선과 무분별한 해고를 막아달라며 단체협상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무성의로 일관해 파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장 골퍼들이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다. '황금 시즌'에 가까스로 플레이만 할뿐,클럽하우스 식당이나 그늘집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그야말로 도시락이라도 싸들고 가서 라운드해야 할 판이다. 서코스 회원들도 이미지 손상으로 회원권 시세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프런트는 비노조원들이 지키고 있으나 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약실 전화가 불통인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예약실에 전화를 하면 '통화 중이니 잠시 후 이용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나오기 일쑤다. 어쩌다 통화가 돼도 '다음 주말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레이크사이드CC 사태가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다시 악화일로를 걷자 회사측은 윤맹철 명예회장측 간부인 K,N부장의 해고방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직원이나 골퍼들은 회사측이 극적인 타결책을 마련하지 않는한 파행운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