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 파문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야는 19일에도 치열한 정체성 공방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은 '대여 구국운동'을 선언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비난을 집중시켰으며,청와대도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비서관급의 정무점검회의와 정무관계수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한나라당을 맹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색깔론 공세에'생사론'으로 맞받아 쳤고, 박 대표는 내부 결속 및 범보수 '끌어안기'에 직접 나서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박 대표의 '구국운동'에 대해 "유신 반공이데올로기 구국결사대 같은 것을 연상했다"며 "민생은 팽개치고,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정체성 시비를 하면서 구국운동 운운하는 것을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으로 뜨니까 위기 의식이 들어 (박 대표가) 세게 나온다는 말도 있다"며 '박대표 고립'을 겨냥하고 나섰고,전병헌 대변인은 "박 대표가 이 시장의 청계천 효과에 초조한 나머지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도 "한나라당과 냉전수구세력은 지난 3년 내내 나라가 무너진다고 주장한다"며 "전쟁위기와 대결적 안보상황을 극복해온 것이 누구인가. 한나라당의 상생과 민생 구호는 어디로 갔는가"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우선 내부 결속부터 다졌다. 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오늘은 특별히 '의원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총선 때 유권자에게 열린우리당이 나라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을 막아야 할 의석은 줘야 한다고 호소했고,국민은 그렇게 했다. 동지 여러분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국민이 맡긴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며 강경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저녁 자유주의연대 등 8개 신보수주의 계열 단체 모임인 뉴라이트네트워크 주최 '세금폭탄 저지와 알뜰정부 촉구대회'에 참석,"나라를 구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본격적인 '외연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은 '색깔' 문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생사가 달린 생사론"이라고 말했다. 허원순·홍영식·김인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