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 발신표시 무료화 ‥ 예고된 악재 … 단기영향 그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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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발신자 번호표시(CID) 서비스 요금을 내년부터 무료화하기로 하면서 19일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통신업종 분석가들은 CID 요금 무료화 요구를 받아들인 SK텔레콤보다는 후발사업자,특히 CID 요금에 수익성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LG텔레콤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지적했다.
이날 주가도 SK텔레콤은 3.65%,KTF는 2.79% 하락한 데 비해 LG텔레콤은 8.47%나 급락했다.
◆LG텔레콤에 가장 큰 타격=지금까지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1000원씩,LG텔레콤은 2000원씩 고객들에게 CID 요금을 부과해왔다.
CID 요금은 고객들에겐 '부당한 폭리'로 간주돼 무료화 요구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지만 이동통신업체들의 수익성 측면에선 '효자' 노릇을 해왔다.
전체 매출 중 CID 비중은 SK텔레콤이 2%,KTF와 LG텔레콤이 각각 1.8%와 3.9%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SK텔레콤이 8.1%,KTF가 14.8%,LG텔레콤은 무려 68%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무료화 선언으로 경쟁사들도 무료화 내지 요금인하가 불가피해 통신업체들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 조철우 연구위원은 3사가 모두 CID를 무료화할 경우 내년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SK텔레콤은 7.4%,KTF는 13.1%,LG텔레콤은 38.9%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LG텔레콤의 경우 1000원을 인하하며 무료화 요구에 대응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재료=그러나 분석가들은 CID 무료화로 이동통신주가 당분간 약세를 보이긴 하겠지만 예견됐던 내용이고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악재는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노미원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은 CID 무료화를 수용해 타격이 더 큰 SMS(문자서비스) 무료화 요구에 보다 적절히 대처할 수도 있고 향후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주가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본격화와 더불어 CID 요금인하는 통신산업 전반의 구도개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CID 충격에 따른 주가 하락은 오히려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