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넓은 것 무엇에 써먹겠어요?" 광주 북부경찰서 정보과 정만수 경사(54)는 항상 안주머니에 이력서를 들고 다닌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구직자들을 기업에 소개시키기 위해서다. 정 경사는 2001년부터 소년·소녀 가장,장애인과 기업들 사이에 다리를 놓기 시작해 7명을 취업시켰다. 7명 가운데 3명은 당당히 사무직으로 채용됐고,전북의 한 정수기 회사에 취업한 구직자는 최근 250여만원의 월급을 받아 휘파람을 불며 다니고 있다. 25년 경찰관 생활로 누구 못지않은 인맥을 자랑하는 정 경사지만 요즘은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구직자들의 취업 알선이 쉽지 않다. 정 경사는 2개월째 양복 주머니에 넣고 다닌 이력서 두 통을 꺼내 보이며 "보자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