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확장이 내년부터 합법화되면서 주택업계와 수요자들 간 입장 차이로 혼란과 희비가 심화되고 있다.


우선 입주가 닥친 아파트와 입주 시기가 많이 남은 아파트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내 입주하는 아파트들에서 발코니 확장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은 법 시행 전이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주 시기를 많이 남겨놓은 곳은 설계 변경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가급적 발코니 확장을 허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당장 연내 분양을 앞둔 주택업체들은 확장 발코니를 통한 계약률 제고를 위해 분양 시기를 연기하고 설계 변경에까지 나서고 있다.




◆입주 임박한 곳은 발코니 확장 혜택 못 받을듯


대우건설 관계자는 20일 "내년부터 입주하는 아파트는 계약자들의 신청을 받아 발코니 확장을 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발코니 확장에 대한 몇 가지 옵션을 만든 뒤 고객이 선택토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연내 입주할 아파트는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확장 합법화의 시행 시기가 내년인 데다 이미 실내 인테리어가 마무리 단계여서 확장 공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로써 연내 입주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경우 확장을 원하면 준공 후 확장해야 한다.


다른 업체들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직 관련법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서 어느 정도 확장이 가능한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준공 예정인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분양이 끝난 아파트의 예비 입주자들은 대부분 발코니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12개 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한 화성 동탄 시범단지의 경우 계약자들의 대부분이 발코니 확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탄 분양업체 관계자는 "최근 시범단지 내 아파트 공급업체 현장 소장들이 모여 회의도 열었지만 계약자들의 요구에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확장 발코니 적용 위해 분양 연기도 속출


발코니 확장 면적을 고려한 새로운 평면설계 도입을 위해 분양 일정을 늦추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건영은 당초 이달 중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건영 캐스빌'(46가구·33,45평형)을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공급 시기를 다음 달 초로 미뤘다.


지난주 정부가 아파트 발코니 확장을 전면 허용함에 따라 여기에 맞춘 신평면을 설계하기 위해 분양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건영 관계자는 "분양 이후 발코니 확장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아예 발코니 확장을 설계 단계에서 반영키로 했다"고 말했다.


조성근·이정호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