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연일 한국 주식을 팔고 있어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급반등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채권형펀드 또한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가능성이 남아 있어 선뜻 가입하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투자자라면 해외펀드에 눈을 돌릴 시점이라고 말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국내 시장에만 투자하기보다는 해외펀드를 통해 '지역분산'을 해 놓을 경우 기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해외펀드 어떤게 있나


국내에서 팔리는 해외펀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우선 외국의 자산운용사가 조세회피지역 등에 설정해 놓고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판매하는 '해외뮤추얼펀드'(일명 역외펀드)가 있다.


세계적으로 해외 뮤추얼펀드는 1만5500여개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약 300개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


두번째 유형의 해외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돈을 모아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다.


해외투자펀드 가운데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뮤추얼펀드 등 다수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해외 펀드오브펀드' 행태의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돼 있는 해외투자펀드는 지난 19일 현재 약 200개 정도다.


해외뮤추얼펀드와 해외투자펀드는 장단점이 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대리는 "해외뮤추얼펀드는 지역별이나 섹터(업종)별로 특화된 펀드가 많아 상품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해외투자펀드보다 낫지만 운용이 해외에서 되다 보니 정보를 얻기가 해외투자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박' 해외펀드 속출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해외뮤추얼펀드 가운데 남미 인도 동유럽 등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들은 지난 17일 현재 1년기준 수익률이 50%가 넘는 고수익을 내고 있다.


'슈로더ISF라틴아메리카펀드'(67.06%),'MLIF남미성장형펀드'(65.87%),'피델리티펀드라틴아메리카'(60.71%) 등 남미 투자 펀드는 1년 새 60%가 넘는 고수익을 냈다.


인도에 투자하는 피델리티펀드인디아포커스펀드(59%),HSBC인도주식펀드(47.78%)도 수익률이 좋았다.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주식형 해외투자펀드도 최근 6개월 새 비교적 양호한 수익를 낸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의 '골드&와이즈브릭스 해외재간접K-1'은 최근 1년 동안 30.95%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연초와 6월 이후 두차례 금리 급등(채권값 급락)으로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올해 정기예금보다도 못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해외채권형펀드는 은행금리를 훨씬 초과한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적지 않다.


◆해외펀드도 '분산투자'를


해외펀드 투자의 최대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 지역분산을 통해 투자 위험은 낮추면서 기대수익률은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경제상황이 우리나라와 상관 없이 움직이는 지역.국가.기업의 채권에 분산 투자하면 올해처럼 국내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형펀드 수익률 악화를 일정 정도 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펀드 투자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우선 '몰빵투자'는 금물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마제스티클럽 부장은 "해외펀드는 어디까지나 분산투자 대상일 뿐 포트폴리오의 주된 부분은 국내 예금과 주식·채권형 펀드"라고 강조했다.


펀드의 투자지역과 섹터 등에 대한 분석도 철저히 해야 한다.


가령 인도펀드에 가입할 경우 그 나라의 경제 상황과 주가수익비율 평균배당률 등 증시관련 기본 정보를 살펴야 한다.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투자를 잘해 펀드 수익률이 높게 나왔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면 실제 손에 쥐게 되는 돈은 줄게 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