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한때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헤르베르트 크반트라는 집념의 사업가가 없었더라면 흰색과 파란색의 회전축을 상징으로 하는 이 멋진 자동차를 길거리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스타벅스를 일으킨 주인공은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의 제록스 복사기 판매원이었다.


전세계 7000여 체인점을 거느린 스타벅스는 '몽상가' 하워드 슐츠가 이룬 커피 제국이다.


커피를 황금으로 바꾼 이 연금술사 덕에 오늘날 우리는 특별한 느낌의 커피에 매혹되는 자유를 누린다.


환경을 변화시키는 엔진은 역시 사람이다.


기업이 살고 죽는 것도 사람에 달렸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책 '신화가 된 기업가들'(우베 장 호이저 외 엮음,이온화 옮김,지식의숲)은 세계의 저명한 기업가 44명 이야기를 담은 '모듬 메뉴'다.


2003년 독일 일간지 '차이트'가 이상적인 기업가상을 찾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를 묶은 것.경제사에 한 획을 그은 기업가들의 행동 모델과 다양한 특성들을 취재해 한데 모았다.


과대포장된 '신화'를 벗기는 대신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들의 실수와 실패담도 여과 없이 담았다.


독일어 번역본인 이 책의 원제는 '창조자와 파괴자'.경제학자 슘페트의 말을 빌리자면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전통적인 상품과 경쟁자들을 밀어내는 혁신가가 기업인이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블루오션'(경쟁자가 없는 새 시장)을 창출해내는 실천가가 여기에 꼭 맞는 사람이다.


시장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음을 이 책은 다시 일깨운다.


포드는 도살된 소들이 공중 케이블에 수송되는 시카고의 도살장에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움직이는 라인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자는 기발한 착상이었다.


그러나 포드는 고집불통이었다.


1920년대 미국의 경쟁사들이 새로운 자동차 모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그는 T형 포드라는 단종모델만을 고집하다가 결국 1위 자리를 빼앗겼다.


포드는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경영진을 퇴출시켰는데 이들 중 몇사람은 GM사로 옮겨가 이 회사를 키웠다.


피렌체 최고의 가문 메디치가와 호너 하모니카를 최고급 악기의 대명사로 만든 호너가는 모두 3대째에 이르러 몰락했다.


의사 존 하비 켈로그는 콘플레이크를 개발하고도 융통성 없이 자기 노선만 고집하다 과실(果實)을 동생에게 넘겼다.


쏠쏠한 재미와 읽을거리가 군도의 크고 작은 섬처럼 이 책에 박혀 있다.


자동차 업계 공룡기업이 된 GM을 둘러싸고 요즘 파산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이 몰락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392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