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일본 우정 민영화땐 성장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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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정권을 걸고 추진한 우정 민영화 법안이 최근 중의원과 참의원을 통과했다.
이에따라 일본 우정공사는 2007년까지 예금 보험 창구 우편 등 4개사로 분할되고 예금과 보험 등 2개 금융회사는 2017년까지 민간에 완전히 매각된다.
이번 우정사업 개혁으로 수조달러에 달하는 일본 가계의 돈이 생산적인 용도에 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 민영화에 따른 가장 중요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일본인 예금자들은 우체국 창구에서 뮤추얼 펀드에 직접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골드만삭스 다이와증권 노무라증권 등 3개 금융회사가 우체국에서 뮤추얼 펀드를 팔 수 있는 자격을 얻어 판매를 개시했다.
과거 일본 우체국은 예금자들의 돈을 국채 매입 등에 털어넣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가계의 최고 금융회사 역할을 해온 우체국이 이제는 막대한 일본인들의 저축을 민간 영역의 생산적인 투자로 유도하게 됐다.
2만4000개의 일본 우체국 지점은 예금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자신들의 금융상품을 판매하려는 금융회사들의 전쟁터로 변모했다.
일본 우체국이 그동안 일본 가계의 돈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정부의 지원 아래 예금자들에게 매력적인 부가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거품이 터지고 난 뒤 더 이상 이 같은 부가혜택을 줄 수 없게 됐다.
우체국의 수익률은 오히려 크게 떨어졌다.
결국 수조달러의 돈이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묻히는 상황이 빚어졌다.
게다가 최근 3년 동안 일본 가계의 현금과 저축액은 7조달러에 이를 정도로 불어났다.
이번 우정 민영화는 이 돈을 매트리스 아래에서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우선 이 돈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인들이 가진 돈의 10%인 700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면 주가는 급등할 것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소득이 생긴 일본인들이 소비를 늘려 일본 경제 회복의 필수조건인 내수경기회복을 이끌게 될 것이다.
가계 자금이 계속해서 주식 매입에 쓰이면 지난 4개월간 20% 오른 일본 증시는 앞으로도 30% 정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일본인들은 2100억달러의 소득을 얻게 될 것이고 이 가운데 5%만 소비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에서 금융상품을 팔 수 있는 금융회사의 선정작업은 보다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
골드만삭스 등 3개 금융회사를 뽑는 과정은 다소 불투명한 측면이 있었다.
현재 피델리티 미즈호 등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우체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우정사업 개혁은 일본 경제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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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존 마킨 연구원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Koizumi's Reforms Could Bring Yen Out of Mattresses'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