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망 택지개발지구의 단지 내 상가 낙찰가가 급등하고 있다.


8·31대책 이후 주택과 토지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규제가 없는 상가 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전문가들은 단지 내 상가 가격이 단기간 이상 급등하고 있는 만큼 거품이 많이 끼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당 6500만원에도 낙찰


지난달 경기도 고양 풍동지구의 주공(982가구) 단지 내 상가가 평당 최고 6560만원(108호)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공급예정가 대비 낙찰가)이 공급 예정가격(평당 2401만원)의 285%에 달했던 것.이 상가와 같은 1층에 위치한 101호도 평당 4376만원(낙찰가율 194%)의 고가에 주인을 찾았다.


최근 용인 동백지구에서 입찰이 진행된 주공 1단지(488가구)의 단지 내 상가도 평당 40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팔렸다.


1층 103호가 평당 4019만원으로 공급 예정가(평당 2104만원)의 191% 수준에 낙찰됐고 101호도 평당 낙찰가가 3900만원에 달했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요즘 수도권에서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입찰 경쟁이 치솟고 있어 이전과 달리 미분양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화성 태안지구에서 선착순 분양 중인 대우푸르지오 단지 내 상가(993가구) 가격도 1층 기준으로 평당 최고 4000만원에 달한다.



◆거품형성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 및 토지 시장에 대한 규제 때문에 상가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장점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최고 인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낙찰가가 지나치게 높아 '거품'을 우려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광호 시간과공간 사장은 "단지 내 상가는 업종 제한 때문에 상권 형성이 제대로 안 되는 데다 쇼핑객들이 중심 상가로 이동하는 추세 변화를 보이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평균 임대료가 1층 기준으로 평당 1500만원 선이기 때문에 낙찰가가 3000만원을 넘으면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상 상가114 투자전략연구소장은 "단지 내 상가의 낙찰가율은 공급예정가 대비 150% 수준이면 적당하다"면서 "낙찰가율이 200% 이상 될 경우 임대 수익을 맞추거나 되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입지보다 상권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단지 규모가 500가구 이상 되는지 △상가 연면적이 가구수 대비 0.5평 이하인지 △상가 가격이 연 6% 이상 임대수익을 낼 만한 수준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