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기대보다 높게 나타난 3분기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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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4.4%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전망치 4.0%를 크게 웃돌았다고 한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결과로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체감경기도 싸늘하기 짝이 없는 만큼 경기회복을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衆論)이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소비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수출도 호조세를 지속한 덕분이다. 특히 경기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민간소비가 점차 살아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민간소비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4.0%의 증가율을 나타내 카드남발에 따른 거품이 끼었던 지난 2002년 4ㆍ4분기(5.5%)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재화수출 증가율 역시 13.5%로 올들어 처음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그동안 극심한 내수부진 속에 수출이 유일한 성장의 버팀목 노릇을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의 내용이 한결 개선된 셈이다.
더구나 성장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여서 더욱 희망적이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2.7%에서 2분기 3.3%로 높아졌고 이번엔 4%대로 올라섰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0.4%,2분기 1.2%,3분기 1.8%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양상이다.
이런 추세라면 4분기 성장률은 더욱 높아지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 3.8%도 무난히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
건설투자(0.4%) 설비투자(4.2%) 등 투자 증가세가 아직 미약하고 소비도 고가 내수제품 쪽으로 회복세가 한정돼 있는 등 양극화가 뚜렷한 형편이다.
고유가 등 국제경제 여건도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지표상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은 아직도 경기회복세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3ㆍ4분기의 지표호전을 확실한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활성화를 도모해 성장잠재력을 확충(擴充)하는 일이다.
분배 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업의욕 부추기기와 적극적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를 되살리고,그 효과가 소비증대 및 경기회복으로 확산돼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