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치료약 '타미플루'의 특허권 장벽이 과연 허물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허권 포기를 주장하는 각국 정부의 요구 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 특허권을 고수하려는 로슈사의 주장은 타당성을 의심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25일 조류독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의 타미플루 특허권을 침해하더라도 타미플루 복제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등 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유엔 등이 로슈에 대해 특허권을 포기하라는 여론 압박을 시도하고 있지만 특별법 제정이란 강공책을 꺼내든 것은 처음이다. 타미플루 복제약을 개발한 인도 시플라사가 "로슈가 허가를 안 해도 생산을 강행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대만 정부 관리도 이날 "로슈측에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요청해 놓았지만 조류독감 위기가 확산된다면 허가 없이도 생산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대만 국립보건연구원은 한술 더 떠 "대만이 타미플루와 같은 화학성분의 복제약을 개발 18일 만에 만들었다"며 "마음만 먹으면 올해 안에 타미플루를 본격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복제약 개발 과정이 복잡하고 위험해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던 로슈측의 주장이 무색해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03년 국가 보건에 심각한 위기가 조성된 경우 특허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었다. 로슈는 그러나 각국이 라이선스(생산허가계약) 없이 자체적으로 타미플루 복제약을 생산해선 안된다고 이날 재차 경고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