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가 기업 인수·합병(M&A)에 4조원이란 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한 것은 저금리 기조 아래 M&A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년 자산이 1조원씩 늘고 있는 교직원공제회는 투자처를 놓고 수년전부터 고민해오다 2004년 처음 M&A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랜드컨소시엄의 일원으로 뉴코아 인수에 참여, 8%의 수익률을 거두었다. 이어 투자한 동서산업에선 15%가량의 이익을 냈고 2대 주주로 참여한 진로 인수에서도 12%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자산 11조9000억원을 바탕으로 '교원나라그룹'으로 일컬어지는 교직원공제회를 이끌고 있는 김평수 이사장(58)을 만나 향후 투자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왜 기업 M&A에 적극적인가. "회원에게 5.75%의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복리인 데다 관리 비용까지 합하면 자산을 굴려 7% 이상 벌어야 한다. 채권은 이율이 4%도 안 된다. 그 이상 이윤이 나는 주식,기업 M&A 등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 인수는 수익뿐 아니라 우량 기업이 된 국내 기업이 외국 투기자본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 진로도 우리가 안 샀으면 외국인이 가져갔을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매각 계획이 나오고 있는데.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현대건설 만도기계 대한통운 등 우량 기업을 적극적으로 노리겠다. 저금리 시대에 산 채권을 다 처분해서 여유 자금을 만들겠다. 실탄은 4조원쯤 된다. 큰 기업은 인수에 몇 조원씩 필요로 한다. 군인공제회 등 토종 자본과 같이 들어가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인수한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방안도 생각하나. "일정한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얻는 데서 벗어나 향후엔 경영권까지 인수해 고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 전에 내부에서 유능한 전문경영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아직은 자본과 경영이 분리돼야 한다.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되 잘못하면 지도할 수 있다. 이번에 인수한 삼양식품도 배당을 많이 받아서 주식 가치를 올릴 것이다." -향후 포트폴리오는. "전체 자산 중 4.1%에 불과한 부동산 개발 분야를 최소 10%까지 올리겠다. 전국 권역별로 실버 타운을 건립하고 골프장을 만들겠다. 주식 비중도 늘린다. 부임(2004년 9월)한 뒤 1년 만에 투자 규모가 4배로 늘었다. 향후 직접 투자를 1조원까지 늘리는 등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율을 20%선까지 높일 계획이다. 채권은 지난 1월 이후 하나도 안 샀다." -주식 시황은 어떻게 보나. "부동산이 침체되고 있어 주식 시장이 상당 기간 활황 국면을 맞을 것이다. 주식은 적정 가치를 따져 산 뒤 장기 보유한다. 특허가 많은 곳,세금을 많이 내는 곳,조달을 많이 하는 곳 등을 파악해 사게 한다." -고려하는 신규 사업이 있나. "7개의 자회사와 부분 출자한 10개사가 있다. 앞으로 어린이 사고보상보험을 시작한다. 참여할 만한 사업이 있다면 M&A 해서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 -말단 공무원으로 출발해 1급까지 승진한 뒤 이사장까지 맡았는데. "1968년 9급으로 시작해 교육부 총무과장과 교육자치지원국장,경기도와 서울시 부교육감을 지냈다. 공무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1급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한다'는 원칙을 지켜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문이 좋은 것도 아니고 고졸(경남상고)로 공직에 입문,학벌도 좋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 없었다. 튼튼한 공제회,수익이 많이 나는 공제회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김현석.양윤모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