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동북아시대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데 한국이 나아갈 길은 무엇입니까." "정부의 조세정책 방향이 감세입니까 증세입니까." 26일 경북대 4학동 강의실에서 열린 '지역대학순회 시장경제 특별강연회'에 참석한 150여명의 학생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강사로 나선 신국환 의원(무소속)은 "한국은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선진민주주의,삶의 질이 높은 부유한 나라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국가의 모든 부문이 변화와 혁신의 위기에 당면하고 있다"며 "이 난관을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단결해 선진국형 발전동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회는 주제발표자와 학생들 간 열띤 토론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 행사는 한국경제신문사와 국회 내 연구단체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 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경북대를 시작으로 올해 12월6일까지 모두 10차례 열린다. 이날은 그 첫 번째 강연회로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이란 주제로 개최됐다. 대한상의 손영기 경제조사팀장은 "각종 경제행사 등에서 소외받고 있는 지역 대학생의 지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순회강연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국환 의원은 시장경제의 효율적 작동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과 관련해 '우리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신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는 지금 총체적인 위기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경제력에서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0위이나 질적 측면에서는 세계 19위,삶의 질은 26위로 평가될 정도로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라 간의 국경 없는 세계화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세계화 경제가 다극화하면서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다각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고 국제 경제현실을 설명했다. 신 의원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집권적 권위주의 통치에서 전문가 그룹에 의한 경영의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고 새 정치 모델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특히 "특정 인물 중심의 줄서기 정치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이동건 삼화건업 대표는 '시장경제와 기업가정신'의 주제 발표를 통해 "사적재산권을 바탕으로 한 경쟁을 통해 개성과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인센티브를 통한 생산성 향상만이 진정한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시장경제체제 아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이노베이션이 필요하고 특히 환경변화에 맞춰 끊임 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큰 덕목을 가진 칭기즈칸의 리더십에 대해 도표로 학생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훌륭한 리더는 꿈과 희망을 설정하고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며 조직원들에게 에너지를 부여해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