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중국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떼돈'을 벌고 있다. 27일 시장 정보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 상장을 공동 주간한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과 중국국제금융(CICC),모건스탠리는 올들어 중국 IPO 주간사 실적(매출액 기준)에서 1~3위 자리를 석권했다. 이들 3개 투자은행은 건설은행의 상장 주간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건설은행의 홍콩 증시 상장 규모는 80억달러(약 8조원)로 투자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수료는 무려 1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까지 중국 IPO 주간사 실적에서 1~3위를 달리던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도이치뱅크는 각각 4∼6위로 밀려났다. CSFB는 건설은행 상장 주간사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6위에서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CSFB는 올 들어 중국 IPO 주간 사업에 주력해 왔으며,아시아 지역(일본 제외) 매출 42억5000만달러 중 72%인 30억8000만달러를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2위에 오른 중국 최대 투자은행 CICC는 30억2000만달러,3위 모건스탠리는 26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중국의 4대 국유상업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은 이날 홍콩증시에 상장,첫 거래를 시작했다. 건설은행은 이날 보유주식의 12%를 주당 2.35홍콩달러에 상장,모두 8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 98년 일본 NTT 주식상장 이후 아시아 지역 최대 IPO 규모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금융개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건설은행의 증시 상장을 계기로 은행권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궈수칭 건설은행 행장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건설은행이 서방국가 은행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건설은행은 중국 금융개혁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중국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통은행을 홍콩증시에 상장시켰던 중국은 이번 건설은행에 이어 내년 초 중국은행의 해외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의 불량채권율을 줄이기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225억달러를 지원했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유영석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