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때 성적이 비슷하더라도 고3이 되면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평준화고교나 비평준화고교 학생들보다 성적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 김기석 교수(교육학과)가 한국교육개발원의 의뢰를 받아 2001년과 2002년 각각 국가수준 학력성취도 평가를 치른 고1 학생 1만3337명의 고2,3 때의 모의수능 성적을 비교 분석한 논문에서 27일 밝혀졌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01년 고교에 입학한 학생을 조사했을 때 국어과목의 경우 평준화지역 학생의 표준점수(100점 만점)는 고1 56.30점에서 고3 56.66점으로 약간 올랐고 비평준화 학생은 51.21점에서 48.85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특목고 학생은 76.37점에서 79.43점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 수학도 평준화 57.80점→55.55점,비평준화 50.53점→48.05점으로 하락했으나 특목고 학생은 80.19점→84.57점으로 높아졌다. 특히 성적이 중상위권인 경우 특목고 진학시 성적 상승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1(2002년) 때 표준점수 71점(정상분포시 상위 29% 이내)인 학생이 특목고에서 고3이 되면 영어성적은 74.29점으로 높아졌으나 평준화고에선 69.98점,비평준화고에선 67.89점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표준점수 50점(상위 50%)인 학생도 고3 때 영어성적이 특목고 60.87점,평준화고 50.87점,비평준화고 48.92점으로 특목고에서의 성적 향상폭이 매우 컸다. 다만 최상위권인 92점(상위 8%) 수준의 학생은 특목고 87.71점,평준화 89.09점,비평준화고에서 86.86점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기석 서울대 교수는 "특목고 최상위권의 경우 더 이상 성적이 올라갈 데가 없는 천장효과(ceiling effect)로 인해 평균점수가 평준화 지역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상위권 학생은 어느 학교에 가서든 일정한 성적을 낼 수 있지만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특목고에서의 성적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